본문 바로가기

레즈라이트

나의 fairy god mother 에게

 

안녕하세요 예은 님,

 

저는 당신의 팬 나오라고 합니다. 친구들이 이제 제 이야기만큼 당신의 노래를 잘 알 정도로 팬이에요. 무슨 상황만 되면 당신의 노래가 떠오른다고 하거든요. 글을 쓰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도 제 글엔 당신의 노래가 많이 등장하고, 글뿐만 아니라 제 시간과 공간과 움직임엔 당신의 음악이 오래도록 흐르고 있습니다.

 

당신이 K팝스타 5 예선에 나와 홍연을 불렀을 때 전 푹 빠져들었어요. 오디션 프로그램을 끝까지 보지 않는데 K팝스타 5는 처음부터 끝까지 생방송으로 시청했어요. 우예린님과 함께한 분홍신 듀엣 무대는 50번 넘게 봤습니다. 사람들은 그 무대를 보곤 당신이 분홍신에 저주를 걸었다고 했죠. 그 분홍신은 전파를 타고 저에게 도착했어요. 저주가 안겨준 건 당신의 세상에 계속 빠져들게 하는 행운이었지만 사람들이 당신을 마녀라고 부르니 당신이 부린 마법도 저주로 인식했으리라 생각합니다.

 

youtu.be/xMdzAp1-GeY

우예린 & 안예은 - 분홍신

 

흑발과 보라색 반반 머리를 하고 나왔을 때부터 음원을 제발 내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앨범이 나오고 홍연이 노래방에 들어갔을 때 정말 많이 불렀어요. 노래방에 노래가 하나씩 추가될 때마다 기쁨을 감출 수 없었고 당신만큼의 깊이는 내지 못하지만 열심히 불렀어요. 당신이 피아노를 치는 모습을 보고 피아노를 치고 싶어 졌고, 콘서트에서 기타를 들려주었을 때 기타를 치고 싶어 졌어요. 언니가 치는 우쿨렐레를 기타처럼 몇 번 튕겨보긴 했는데 기타가 아니면 재미가 없겠더라구요.

 

당신이 내는 앨범마다 사랑을 멈출 수 없어요. 멜론 어플을 여러 해 쓰고 있고 여러 가수들의 음악을 듣고 있지만 친밀도 90을 넘긴 가수는 예은님이 처음이고 지금도 유일합니다.

 

당신이 유튜브에 커버곡을 올리기 시작했을 때 저는 충격에 휩싸였어요. 찾아서 듣지 않아도 거리 곳곳에서 흘러나왔던 퀴퀴 묵은 썩은 내가 진동하는 가락이 이런 곡이었다고? 하면서요. 이렇게 다른 차원에서 노래를 불러놓곤 영상 설명에 그 누구보다 심플하게 '빵야빵야빵야'만 적은 것도 참 당신스럽다는 생각을 했어요. 빵야보다 빼옹빼옹빼옹에 더 가깝다는 생각을 합니다만 넘어가죠.

 

https://youtu.be/fhLnjibwt28

안예은 - 뱅뱅뱅 (빅뱅) cover

영상을 꼭 봐주세요!

 

당신의 노래를 듣고 있으면 소설을 읽지 않고도 소설을 읽은듯하고 영화를 보지 않아도 영화를 본 듯해요. 당신의 노래로 저는 매번 새로운 세상의 문을 열어 보고 있습니다. 노래마다 담겨있는 세계는 제가 아는 작품이기도 하고 모르는 드라마이기도 하지만 그 세계에서 당신의 노래와 함께 흐를 수 있다는 게 얼마나 기쁜 일인지 당신은 알까요?

 

하루 뒤면 당신의 새로운 곡이 나와요. 다른 사람들은 여름 하면 상큼발랄한 밝은 노래를 떠올리곤 하지만 당신은 납량특집을 생각해냈죠. 심지어 티저 영상과 뮤직비디오는 선정성과 폭력성이 없는데도 공포 수위가 높아 19금 판정을 받았어요. 세상에 이런 사람이 또 있을까요?

 

제 fairy god mother 같은 당신에게 편지를 쓸 수 있어 기뻐요.

언제나 행복하세요.

 

2020.08.05 당신의 노래가 기대되어 잠 못 이루는 저녁

 

당신의 세계를 사랑하는 나오 씀

반응형

'레즈라이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위스 주식 매수 방법과 팁  (1) 2020.08.16
너라고 쓰기 싫을 때  (0) 2020.08.11
펑크를 내다  (0) 2020.07.20
우리 2시간 먼저 만날래?  (0) 2020.07.14
세상은 도망가고 싶은 일 투성이  (0) 2020.07.12